아이를 처음 키우는 초보 부모에게 ‘아이의 열’은 가장 무섭고 당황스러운 순간 중 하나입니다. 갑작스럽게 열이 오르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불안감이 커지는데요. 하지만 아이의 발열은 면역 체계가 성장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초보 엄마들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아이 열날 때 꼭 따라야 할 7단계 대처법을 순서대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단계) 아이의 체온 먼저 정확히 재세요.
첫 단계는 아이의 체온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입니다. 체온계를 이용해 겨드랑이, 귀, 이마 또는 항문 체온을 측정할 수 있는데, 가장 정확한 건 항문 체온이지만, 일상에서는 겨드랑이나 귀 체온이 주로 사용됩니다.
· 정상 체온: 36.5~37.5℃
· 미열: 37.6~38.0℃
· 고열: 38.1~39.4℃
· 고위험 발열: 39.5℃ 이상
한 번 측정해서 판단하기보다 10~15분 간격으로 두 번 이상 측정해 평균값을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특히 활동 후나 수면 직후에는 체온이 일시적으로 높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체온을 확인한 뒤에야 다음 단계로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으니, 절대 체온 체크를 생략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2 단계) 옷과 이불을 가볍게 덮어주세요.
아이의 열이 날 때 흔히 잘못하는 행동 중 하나는 아이에게 이불을 덮어주거나 옷을 껴입히는 것입니다. 발열은 몸의 열을 밖으로 배출하려는 생리적 반응이므로, 몸을 더 덥게 만들면 오히려 열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아이의 옷은 땀이 잘 배출되는 면 소재의 얇은 옷으로 입히고, 덮는 이불은 통풍이 잘 되는 얇은 천 정도로 충분합니다. 또한 기저귀 또는 팬티만 입히고 다 벗겨놓아도 괜찮습니다.
실내 온도는 22~24도, 습도는 50~60%로 유지하면 좋습니다.
만약 아이가 땀을 많이 흘렸다면 즉시 옷을 갈아입히고 체온이 내려가게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열이 날 때에는 아이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우선입니다.
3 단계) 수분 보충은 꼭! 자주! 조금씩!
열이 날 때는 몸의 수분이 빠르게 소모되기 때문에 탈수 증상이 쉽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충분한 수분 섭취가 매우 중요합니다.
· 모유 수유 중이라면 자주 물리기
· 분유나 이유식 아이는 미지근한 물이나 보리차를 조금씩 자주 주기
· 전해질 음료는 소아과에서 권장하는 제품만 사용
특히 열이 나는 아이는 식욕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억지로 먹이기보다는 입술이 마르지 않도록 수분을 소량 자주 공급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이가 소변을 6시간 이상 보지 않는다면 탈수를 의심하고 소아과에 바로 문의해야 합니다.
4 단계) 해열제는 체온 38.5도 이상부터 사용하세요
많은 초보 엄마들이 아이 열이 37도만 넘어도 해열제를 급하게 먹이지만, 전문가들은 38.5도 이상부터 해열제 투여를 권장합니다.
· 아이 전용 해열제: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부루펜(이부프로펜)
· 아이의 몸무게에 따라 정확한 용량을 지켜야 하며, 의사의 처방 없이 임의로 복용하지 마세요.
· 약 복용 간격은 보통 4~6시간이며, 중복 복용은 절대 금지입니다.
해열제를 먹였는데도 열이 떨어지지 않거나 아이가 축 처지고, 멍해 보이거나, 호흡이 빠르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5 단계) 미온수 마사지로 열을 내리세요
체온이 높아졌지만 해열제를 바로 쓰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미온수 마사지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물 온도는 체온보다 1~2도 낮은 정도(약 36도)가 적당합니다.
· 젖은 수건으로 목, 이마,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큰 혈관이 지나가는 부위를 부드럽게 닦아주세요.
· 절대 찬물이나 얼음찜질은 사용하지 마세요. 오히려 몸이 떨리며 열이 더 오를 수 있습니다.
미온수 마사지는 심리적 안정감도 주며, 몸의 열을 점진적으로 낮추는 데 안전한 방법입니다.
6 단계) 증상 관찰과 메모는 필수
아이 열이 날 때는 그냥 열만 재고 넘기는 것이 아니라, 증상 변화와 약 복용 시간, 체온 변화 등을 반드시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체온, 약 먹은 시간, 수분 섭취량, 소변 횟수 등을 간단히 메모
· 아이의 기분, 활동 상태, 식사 여부 등도 함께 체크
병원 방문 시 이런 기록을 보여주면 의사가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갑자기 열이 내렸다고 방심하지 말고, 최소 24시간은 관찰을 계속해야 합니다.
7 단계) 이런 경우는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해요
아래와 같은 증상이 동반되면 지체 없이 병원에 가야 합니다.
· 생후 3개월 미만 아기가 38도 이상 열이 날 때
· 3일 이상 열이 지속될 때
· 아이가 축 처지고 눈을 잘 못 뜨거나, 잘 안 놀 때
· 구토나 설사가 동반될 때
· 열이 내렸다가 다시 오르기를 반복할 때
초보 엄마라도 아이의 발열에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는 지식과 준비가 있다면, 아이도 훨씬 안정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이 열은 무조건 두려워해야 할 증상이 아니라, 몸이 싸우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괴로워하지 않도록, 그리고 위험 증상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적절하고 빠른 대처가 필요합니다. 이번 글에서 알려드린 7단계 대응법을 기억하신다면, 초보 엄마라도 당황하지 않고 아이를 건강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